어제에 이어 몰도바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순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역사, 소련으로부터 독립, 최근 정세 순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역사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역사
오늘날의 몰도바에 해당하는 지역 대부분은 역사적으로 베사라비아 지방이라 불렸습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요충지로 여러 민족이 이곳을 점령했습니다. 1350년 왈라키아 출신의 드라고스가 몰도바강에 정착하여 헝가리 왕국의 정권을 수립하였습니다. 9년 뒤 또 다른 총독인 보그단 1세(Bogdan I)가 헝가리로부터 독립하여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데, 바로 몰다비아공국(The principality of Moldavia)이라고 합니다. 몰다비아 공국은 14세기 중반 슈테판 3세 치세에 가장 번영했으나 점차 쇠퇴하여, 1538년 오스만 제국의 속국으로 전락하였습니다. 이후 오스만 제국이 쇠퇴하고 러시아가 성장하면서 1806~1812년의 러시아-튀르크 전쟁에서 승리한 러시아는 부쿠레슈티 조약을 통해 프루트 강 동쪽 몰다비아의 절반을 합병해 그곳에 베사라비아 현을 설치했습니다. 이후 러시아 내전 중이던 1917년, 베사라비아 현은 몰다비아 민주 공화국으로 독립을 선언했으나,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제외하고 루마니아 왕국에 편입되었습니다. 한편 적백내전의 혼란을 정리한 소련은 루마니아의 베사라비아 점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소련 측에서는 베사라비아와 맞닿아있는 드네스트르강 동쪽 지역에 몰도바 자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을 세웠고 루마니아에 편입된 나머지 베사라비아의 영유권까지 주장하며 압박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도중인 1944년에 스탈린의 팽창 정책에 굴복한 루마니아 왕국은 베사라비아 지역 대부분을 소련에 양도했고 몰도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몰도바는 소련을 구성하는 공화국이 되었습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 이후
1980년대 고르바초프에 의해 개혁개방 정책이 추진되었습니다. 1990년 5월 소련 내 몰도바 공화국에 親루마니아 성향의 드루크 내각이 들어서면서 급진적인 개혁이 추진되었다. 1990년 7월에는 ‘몰도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Soviet Socialist Republic of Moldova)’이 독립된 국가임을 선언하고 1940년 구소련의 베사라비아 합병은 불법임을 주장하였습니다. 몰도바 내의 정세가 불안해지자 8월에는 약 15만 명의 가가우즈인들(튀르키예계)이 콤라트 지역을 중심으로 ‘가가우지아 공화국’으로서의 분할·독립을 선언하였으며 9월에는 러시아계가 드네스트르강을 중심으로 ‘드네스트르 소비에트 공화국’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러나 몰도바 최고 소비에트는 이를 무시하고 구소련으로부터의 독립 정책 노선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습니다. 결국 1990년 11월 몰도바 정부와 러시아계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는데, 이로써 양 민족 간의 분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1991년 8월 27일 몰도바는 구소련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고, 국명을 ‘몰도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Soviet Socialist Republic of Moldova)’에서 ‘몰도바 공화국(Republic of Moldova)’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이에 러시아계 역시 독립된 국가인 ‘트란스니스트리아 공화국’을 선포였으나, 몰도바 정부가 이를 무효라 선언하면서 또 한 번의 유혈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이하 트란스니스트리아에 관한 사항은 어제 포스팅한 몰도바 이야기 중에서 트란스니스트리아 부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정세
2014년 6월 27일,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와 함께 유럽 연합과 포괄적인 경제협력협정을 체결했습니다. 2019년 총선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친EU파 정당이 승리하였습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었으며, EU 가입도 신청했습니다. 몰도바는 이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로부터 전기공급이 차단되고 가즈프롬으로부터 가스 공급도 크게 감소하는 등 에너지 위기를 겪게 되고, 70여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는 등 저소득 국가인 몰도바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위기 상황을 잘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는 지난 2022년 6월에는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하는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2023년 2월 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정보기관에서 가로챈 몰도바 파괴 계획을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 2월 12일에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자포리자를 목표로 한 흑해에서 발사된 러시아 미사일 일부가 몰도바 영공을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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